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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공빈의 길> 1장.문제의 근원: 근대 공생공빈의 길

관리자 0 1,167 2019.08.11 20:57
<공생공빈의 길> 1장.문제의 근원: 근대  공생공빈의 길

2011. 8. 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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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공빈의 길

1장. 문제의 근원 : 근대라는 Aporia

몇 년 전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야만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길을 찾아나가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근본적인 문제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잠정적으로 근대사회의 문제를 1)폭력의 문제 -제국주의적 패권경쟁이 초래할 수 있는 핵무기의 위험 2)탐욕의 문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한 양극화의 문제 3)반생명의 문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오만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가 초래할 인류절멸의 위기, 이렇게 3가지를 설정하고 논의를 전개해 본 적이 있습니다.
각각은 평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정치적 차원, 자본주의를 어떤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경제적 차원, 생태환경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생명·생태적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었고, 나름의 정합성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3가지 문제가 왜 이 시대의 핵심적인 문제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현실태를 기술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 후 나름의 고민을 거쳐 제가 내린 결론은 민족간, 계급간 그리고 생태적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근대라는 체제가 구축되면서, 그리고 초기의 성공적인 체제정착기 이후 자체의 모순이 증폭, 축적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갈등구조가 폭발직전에 이르면서 근대체제가 마지막 종착점에 이르렀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우리 시대의 제 문제들은 근대사회의 고유한 작동방식에서 귀결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었다는 점입니다.
그것을 저는 인간중심주의, 국가지상주의, 생산력 중심주의의 3가지 근대의 특성이 불러온 결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입니다. 근대라는 시대는 르네상스에서 시작된 인본주의(Humanism)가 그 추동력을 이끌어온 시대였습니다. 인간은 마침내 神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 본연의 자신감과 힘을 자각하기 시작했고, 인간의 능력과 무한한 진보에 대한 의심할 수 없는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근대 이전의 시대에 인간이 인간 스스로에 대해 이렇도록 확고한 자신감을 표방하던 시대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리스 시대를 제외하면 말입니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인간의 폭력적 지배를 당연시하고, 생명을 경시하게 된 인간의 오만은 결국 생태위기를 초래했고, 지구와 인류 전체의 멸종을 앞당기고 있는 상황으로 내몰고 말았습니다. 인간중심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휴머니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휴머니즘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류의 도덕적 윤리관이 모색되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국가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입니다. 근대 국민국가를 존재의 단위로 설정한 이데올로기가 Nationalism입니다. 근대 국민국가는 내셔날리즘이라는 이데올로기 아래 국민과 비국민을 배타적으로 경계짓고, 아울러 그 경계선을 영토에도 적용하여 엄격하게 국경선을 구획화하였습니다. 인간은 날때부터 평등하게 태어났을진대, 내셔날리즘은 혈연이나 인종, 민족적 순수함을 들먹이고, 언어와 같은 문화적 민족주의를 지고한 가치로 옹호하고, 때로는 종교적인 정통성을 핑계로 끊임없이 국민국가 체제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날 국경을 넘거나 비자를 발급 받을 때마다 그러한 국민국가의 논리가 한 개인의 일상에 얼마나 막강한 힘으로 개입하고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으며, 그것을 위반하면 엄청난 처벌을 각오해야 합니다. 이런 내셔날리즘이 과도하게 진행되면 인종주의(Racism)나 국수주의(chauvinism), 심지어는 파시즘의 광기에도 이용되게 됩니다.

즉 근대사회에서 Nationalism은 근대를 떠받친 주요 기둥으로서 국민의 경계와 국가의 경계를 일원화시켜 국민국가 체제를 유지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이데올로기였습니다. 때로는 지역적이고 민중적인 차원에서 본원적인 인간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향토애라는 형태로 긍정성을 발휘할 때도 있으나, 대부분은 국가와 국가권력에 대한 지지를 강제하는데 이용되고 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것이 애국심(patriotism)이라는 형태를 취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배타성을 내재하고 있고 민중의 입장이 반영되기보다는 국가를 지배하는 지배권력(국왕이나 지배집단)의 이익을 위해 기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과도하게 진행되면 어쩔 수없이 제국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대 국민국가라는 한정된 조건에서만 기능할 수 있는 불완전하고, 일시적이며, 위험한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생산력 중심주의 비판입니다. Capitalism은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한 상태에서 근대사회의 가장 유력한 인간의 존재방식이자 사회체제가 되어 있는데, 그 근대사회는 생산력발전을 최대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채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그리고 그 최근의 버전인 신자유주의는 인간중심주의와 결합해서 자연을 최대한으로 약탈하는 방식으로 생산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생산력이라는 것은 자연의 순환성이 제대로 돌아가는 한도에서 추구되어야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것인데, 자연은 무시하고 인간중심으로 최대한의 생산력을 끌어내려 함으로써, 이제 지구촌은 지속가능성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생산력이 목표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미래세대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생산력 중심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는 폐기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근대라는 Aporia를 헤쳐가기 위한 대책으로 한국 사회는 그간 민족주의, 민주주의, 민중혁명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민족주의는 더 이상 새로운 사회의 추동력으로서의 위치를 상실해 가고 있고, 민주주의가 그나마 근대 시민주권 사상을 구체화하고 현실화하는데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현실적 함의도 강력한 건 사실이나, 민주주의 역시 새로운 생태문제나 생명을 중심으로 보는 새로운 세계관의 핵심으로 자리잡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민중혁명론은 사실 프롤레타리아 혁명론이나 전위정당 등을 방법론으로 하는 것인데, 맑스가 자본론을 쓴 19세기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현실에 적용하기는 이미 난망한 것이 사실입니다. 과제는 민족, 민주, 민중이념을 현실에 즉자적으로 대입해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념들이 지니고 있는 핵심적인 가치들의 정수만을 뽑아내어 새로운 운동론 속에 함유시키는 것일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민족,민중,민주주의라는 가치로는 더 이상 변혁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추동력을 이끌어내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대안이 못된다라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새로운 가치지향점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에 인류는 서 있고, 저는 그 한 방법론으로서 ‘공생공빈(共生共貧)의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공생공빈의 길’은 앞에서 본 근대의 근원적 문제점들에 대해서 하나씩 그 극복방향을 설명하는 가운데 기본적 지향점을 밝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Humanism이 초래한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학의 ‘삼경(三敬)사상’이나 장자의 ‘만물제동’ 사상에서 보이는, 만물은 하나이며 공생해야 한다는 관계성의 관점에서 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Nationalism은 ‘민족’이라는 허구의 관념을 근거로 ‘국민’을 획정하고, 그 국민을 ‘국가’의 경계 안에 집어넣어버리는데 큰 역할을 한 이데올로기라는 점은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허구적 ‘민족’이나 ‘국민’에 의존하지 않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동일하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명’의 관점에서 공동체의 성격과 생산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끝으로 Capitalism은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경쟁과 효율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인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사상에서 보이는 자연의 순환성이라는 관점에서 생태적 적정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본주의 사회건 사회주의 사회건 생산력 지상주의로는 인간,자연,생명을 파괴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종합적으로 생태순환적 적정성장이나 생명애의 사상을 기반으로 시민주권과 공민주권(세계시민주권), 나아가 생명주권을 지향하는 생명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실천전략 단원에서 제시해 보겠습니다. (20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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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oodmeju.blog.me

글쓴이 : 메주골

[출처] <공생공빈의 길> 1장.문제의 근원: 근대|작성자 메주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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