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품는 교회

관리자 0 1,393 2017.01.27 18:01


[사회교리 아카데미]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품는 교회


교회의 존재 이유는 ‘인간 구원’


온 세상 구원 위해 사람 되신 예수
교회, 그분 구원사업 잇는 사명 지녀
인간 삶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 돼야
교회와 세상 이분법적 구분은 부당




발행일2017-01-22 [제3029호, 4면]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습니다”(묵시 21,3).
하느님은 결코 인간 세상과 단절된 채 ‘하늘에만 계신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고역에 짓눌린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탈출 2,23-25 참조)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심으로써 인간 역사 안에서 당신을 계시하는 분이시며, 마침내 때가 이르러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몸소 사람이 되시어 인간 세상에 오신 분이십니다.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구원은 인간의 영적인 구원만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의 갈림 없는 단일체인 ‘인간 전체’(全人)와 ‘모든 인간’(萬人)을 위한 보편적이고 완전한 구원으로서, “개인적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 역사적 초월적인 인간의 모든 차원을 포함하는 구원”(「간추린 사회교리」 38항)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구원은 “의인들이 죽은 다음 얻는 새 생명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경제와 노동,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와 정치, 국제공동체, 문화와 민족 간의 관계와 같은 실재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도 현존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항).







예수님께서는 흩어진 이들을 모아 교회를 세우시고 구원사업을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나누는 교회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과 함께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게 되었고 계속해서 모든 사람 가운데서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그들에게 선포합니다. … 구원의 봉사자인 교회는 추상적 차원이나 단지 영적 차원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과 역사의 구체적인 상황 안에 있습니다”(「간추린 사회교리」 60항).


그러므로 “교회는 스스로를 가두거나 자기 안으로 움츠러들지 않고 인간에게 열려 있고, 인간에게 다가가며 인간을 지향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인간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역사적 환경 안에서 인간을 찾아 나서고 발견하는 착한 목자의 생생한 표상으로서 인간 가운데 존재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86항).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마태 5,13-16)이요 ‘세상의 누룩’(마태 13,33)이 될 때에, 비로소 존재 이유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안팎에서 제기되는 교회와 세상의 이분법적 구분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교회가 세상 안에 현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 세상을 품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우리가 함께 생각해야 하는 이 교회는 선택된 작은 그룹의 사람들만을 품을 수 있는 그런 작은 경당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집입니다. 우리는 보편교회의 품을 우리의 미지근함을 보호해주는 어떤 둥우리 정도로 축소시켜서는 안 됩니다”(「La Civilta Cattolica」 대표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2013년 8월).

“여러 학문의 기여를 받아들여, 교회의 사목자들은 인간 생활과 관련되는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습니다. 복음화 사명은 모든 인간 존재의 전인적 진보를 포함하고 또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종교가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어야 하고 오로지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만 종교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복음의 기쁨」 182항).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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