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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생태사도직 첫 미사에서 청하는 ‘참 평화’ / 장호균

관리자 0 528 2019.07.30 20:33

발행일2019-01-27 [제3130호, 3면]

 

지난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전쟁과 평화의 교차로를 건너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고 있을 무렵, 한국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을 역임하셨던 정성헌 선생님이 계신 DMZ평화생명동산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DMZ는 전쟁과 살육이 자행되었던 지역으로 역설적이게도 자연과 생명이 번성하는 터전으로 상전이 벽해가 된 곳입니다.

정성헌 선생님은 지구촌의 이목이 한반도 평화문제에 쏠리고 있을 때 의외의 말씀을 화두로 던지셨습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체제가 정착된다고 해도 지구 생태계와 생명사회가 망가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평화의 기본은 ‘나의 평화’, 그다음이 ‘나와 너의 평화’, 근본은 ‘사람과 자연의 평화’, 이 세 가지 평화가 하나가 되는 것이 참 평화입니다.”

겨울 날씨답지 않게 화창했던 지난 토요일, 레지오 주회를 마치고 몇몇 단원들과 근처 산에 올랐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산에 올랐던 우리는, 하나같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탁 트인 시야에 어김없이 보였던 안성평야는 물론, 바로 코앞의 성당조차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대천동본당에서 안성지구 ‘생태사도직을 위한 첫 미사’가 봉헌됩니다.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을 잠시 미루고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 환경운동에 첫발을 들여놓던 때가 떠오릅니다. ‘미산리 골프장 백지화 운동’을 위한 안성지구 모임에 참석했을 때 받은 인상은, 그냥 본당 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모였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환경운동도 전문성이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마침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운영위원을 제안받고, ‘이 일이 제게 맡겨진 일입니까?’ 하고 간절하게 기도했던 것이 이제 15년 가까이 돼갑니다.

모든 시작이 그렇듯 생태사도직에 대한 열망과 투신보다는 비관과 무관심이 우세한 것이 현실입니다. 생태사도직은 내일 복음 말씀(마르 2,13-17)처럼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신’ 하느님께 ‘생태적 회개’로 응답하는 것입니다. 또한 ‘피조물의 보호자 직무’에 참여하여 ‘사람과 자연의 평화’를 되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에 가려져 앞이 안 보이듯 전망은 불투명해도 생태사도직은, 그리스도인이 피해 갈 수 없는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직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처럼 오늘도 시대적 직무에 불러주심에 감사드리며, 생태사도직에 대한 열망과 참 평화를 주님께 청합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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