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생태환경

건강한 사회, 지구의 꿈, 우리의 협력

관리자 0 1,793 2016.08.30 13:38
문종원 신부의 생태영성]
2015. 09. 27발행 [1333호]
홈 > 평화신문 > 사목영성 > 문종원 신부의 생태 칼럼
건강한 사회

건강한 사회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환경친화적이고 정의로우며 인정이 많다. 지구 공동체의 통합적 요소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며, 시민들을 포함해 모든 피조물에게 유익하다.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기회와 유익함을 주기 때문에 정의로우며, 다른 모든 사회와 더 큰 생명 공동체에 자신이 가진 바를 나누기 때문에 인정이 많다. 건강한 사회는 다른 민족이나 종을 착취하지 않으며, 인간의 감각과 몸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고 경축하며, 정신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상상할 수 있도록 우리를 북돋운다.

 

지구의 꿈

인간 생태학자 폴 셰퍼드(Paul Shepard)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관찰해 온 바로는, 환경 위기가 초래된 것은 특별히 산업화된 국가의 힘 있는 사람들(주로 부유한 남자들) 가운데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우리의 방식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아이들을 인정 많고, 자연을 존중하고, 비전을 갖고, 자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성인으로 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지만 이러한 성인들이 때가 되어 인간 공동체보다 더 큰 혼을 돌보는 마음과 정신 능력을 가진 참된 노인들이 될 수 있을까?

토마스 베리(Thomas Berry)는 현대 사회 어디에서나 진행되고 있는 산업 발전, 무제한적인 성장, 그리고 소비사회로 지나치게 몰입하는 현상을 두고 “인류 역사에 있어 최고의 병리”라고 일컬으며, 이러한 병리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 문명으로 인해 현대 사회의 문화는 방향 감각을 상실했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깊이 있는 문화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인간 의식은 지구 변천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엄함과 성스러움에 깨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우리 인간은 지구의 꿈에 참여하게 된다. ‘지구의 꿈’은, 인간이 꾸는 꿈의 대상으로서의 지구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지구 자체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토록 풍부하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지구의 고유한 능력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한다. 그 아름다움은 인간의 의식을 압도하는 까닭에 지구는 스스로 꿈꾸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꿈을 스스로 드러낸다. 우리는 무한한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동시에 장구한 시간에 걸쳐 변화를 거듭하여 온 우주 자체의 원초적이며 근원적인 꿈에 동참해야 한다. 토마스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문화 치료는 지구의 꿈에 대한 각성이나 환시의 경험으로부터 온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각성이 개인을 지구의 꿈에 동참하는 여정으로 초대한다.

 

우리의 협력

사르댕(Teilhard de Chardin)에 의하면 우주와 은하들과 태양계, 그리고 지구는 그 맨 처음 순간부터 물질이 한데 모여 생겨나기 시작했다. 즉 ‘시원의 원자’에 있어서 최초의 에너지로부터 지구라는 행성, 그리고 그 위에 생명의 탄생과 마지막 인간 의식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극적인 변화를 통해 전개되어 온 것이다. 토마스 베리는 우주 진화의 위대한 변화를 “은총의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는 “미래가 지속되는 패턴을 통해 규정되는” “특권의 순간”이다. 우리의 태양계를 탄생시킨 초신성이 그러한 은총의 순간 중 하나다. 자기-의식에 눈을 뜬 영장류인 인간의 출현 또한 이러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창조적이고 신비스러운 우주를 상상했으며, 이 순간은 우주 그 자체를 가장 심오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중대한 시기를 은총의 순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비상한 전환점들 각각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된다. 토마스는 “대변동의 순간들은 또한 창조의 순간들이다”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종으로서 그리고 하나의 행성으로서 또 다른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으며, 토마스가 말한 “의식 안에서의 포괄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이는 가장 위험하면서도 독특한 기회이다. 우주가 위기의 순간을 통해 진화하는 것처럼 인류 개개인도 그러하다. 우주의 이야기 안에서 전환이 일어난다면, 이전과는 달리 사려 깊은 협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개인과 공동체, 전 세계의 국가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상상하는 인간의 개념과 같은 집단적으로 활성화된 인간의 상상력과 유사한 더 거대한 것을 요구한다. 개인의 정신과 지구 꿈의 심층을 통해 이 새로운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 그런 후에 협력하는 공동체라는 거대한 그물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