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생태환경

“우리나라에서 천주교가 할 일이 참 많네!!!” <김규봉(가브리엘) 신부 / 의정부교구>

제가 속한 의정부교구는 크게 ①의정부-연천지역 ②일산‧파주지역 ③구리‧남양주지역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①지역에서 먼저 ‘기후위기의정부비상행동’이 창립(2020.7.24)되었습니다.

저는 의정부 지역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에서 공동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의정부 시민사회에 ‘우리도 기후행동에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더니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정당인들과 30개가 넘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비상행동이 창립되어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시민사회에도 제안했더니 역시 두 달이 안 지나 ‘기후위기고양비상행동’이 창립(2020.11.11)되었으며 파주지역에도 제안해 둔 상황입니다. 이런 일들 가운데 천주교의 역할은 함께하자고 제안하면서 판을 깔고 엮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시민사회가 기다렸다는 듯이 응답하면서 스스로 강력한 연대체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운동의 강력한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시민활동가들이 물 만난 고기마냥 즐거워합니다. 지난 해 12월 중순부터는 구리‧남양주지역에서 이런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의정부교구에서 구리‧남양주 지역은 1/2지구에 속합니다. 이 지역에는 기후행동도 없지만 이런 일을 주도할 환경단체도 없어서 기후행동과 환경단체 창립이라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함께 할 8개의 단체를 추천받아 만나는 동시에 1, 2지구장 신부를 만나 이런 계획을 이야기하면서 함께하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2번의 전체 비대면 회의와 1번의 대면 집행부 회의(1/13)를 했고, 집행부 회의에서는 3월 중 ‘기후위기남양주비상행동’의 출범을 전체회의(1/20)에 제안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보다 많은 단체와 개인이 참여할 다음 전체회의가 기대됩니다. 일들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집행부 회의에는 1지구장인 원동일 신부(입학·서품 동창)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일에 천주교가, 신부님들이 함께해 주셔서 너무 든든합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라는 말들을 수차례 들으면서 ‘아, 지역복음화운동이라는 것이 별게 아니구나!’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네.’ ‘이것이 천주교의 힘이고 사회적 역할이구나’라고 제 동창이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천주교가 할 일이 참 많네!!!” 회의 후에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동창이 한 말입니다.

점심 식사는 집행부의 일원인 지역의 신자 활동가 두 분이 함께했습니다. 제 동창 신부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 분들인데, 이 분들과 아주 멋지고 기분 좋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1970-80년대, 교회는 사회 민주화 운동에 있어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뒷배였습니다. 교회의 품 안에 많은 의인들이 머물렀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지역복음화 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그 고마운 기억을 기억하고 있고, 또 지금도 교회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와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를 자립하는 지역공동체, 경제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할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세상은 천주교인들이 건강한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 교회가 판을 깔고 초대하면 시민이 강력하게 응답합니다.

그리고 하나로 엮어집니다. 1970-80년대 한국 천주교회의 체험은 지금 여기에서, 다시 현재화되어야 합니다.


< 김규봉(가브리엘) 신부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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