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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는 물건 처분하고 돈까지…일석이조 아나바다협동조합

관리자 0 1,317 2017.03.22 14:04
안쓰는 물건 처분하고 돈까지…일석이조 아나바다협동조합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 상설 위탁판매장 개장 1년…수수료 35%만 받아
물품 1만1천여점 보유·회원 수 400여명 달해…공유경제 확산 주춧돌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집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안 쓰는 물건 가져오세요, 필요한 분에게는 요긴할 수 있어요. 수수료 일부를 제하고는 판매금도 드려요"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상가 1층 건물 330㎡ 규모의 일상용품 판매장에는 다양한 생활용품과 아동용품, 유아용품, 도서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청주 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용품 위탁 판매장이다. 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 쓴다는 취지로 지난해 11월 문을 연 지 1년째를 맞았다.


이 조합은 위탁판매장의 핵심 운영 개념인 공유경제의 취지에 동조하는 조합원 30명이 지난해 5월 3천500만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만들었다.

공유 경제란 개인이 소유하고 있지만 활용하지 않는 재화를 대여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으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 판매장은 사용하지 않고 집에 보관하는 물건을 가져오면 판매를 대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판매금의 35%는 협동조합 수익금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판매자에게 돌려준다.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위탁판매장. [연합뉴스DB]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위탁판매장. [연합뉴스DB]


중고용품 위탁판매장을 가득 채운 신사복 정장 코너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신사복 정장은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신제품처럼 깔끔했다. 그런데도 가격은 2만원에 불과했다.

20만원을 웃도는 신사복 정장 신제품의 시중가격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여성복 판매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급 백화점에서 진열되는 의류 제품이 단돈 1만∼2만원에 판매됐다.

전자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 일명 가성비 측면에서 단연 뛰어나 제품이 들어올 때마다 지체 없이 팔려나가는 인기 상품이다.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위탁판매장. [연합뉴스DB]


판매장 직원인 이필숙(68)씨는 "나 홀로 가구가 늘면서 전자레인지와 같은 전자 제품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혼자 사용하는 물품이 굳이 비쌀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중고 전자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위탁자들이 몰리면서 일반 중고품 가게에서는 쉽사리 보지 못하는 별난 제품들도 많다.

손을 하늘로 높게 치켜든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모습을 한 미니어처부터 김현식의 레코드판까지 없는 게 없는 만물상을 연상케 한다.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위탁판매장. [연합뉴스DB]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중고위탁판매장. [연합뉴스DB]


판매하는 상품의 질이 꽤나 높은 편이어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진다.

종종 사용하지 않는 물건의 위탁판매를 요청하는 대학생 박은희(20·여)씨는 "내가 안 쓰지만 다른 사람이 쓰는 데 모자람이 없는 정도의 중고품만 맡긴다"고 말했다.

올해 충북도와 환경부가 지정한 예비사회적기업이기도 한 이 협동조합은 수익금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해 소비자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윤송현 조합 이사장은 "1년 만에 회원 수가 400여명까지 늘어나고 보유 중고품도 1만1천여점에 달하는 등 규모 면에서 어느 정도 성장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쓸모 있는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말고, 나눠서 함께 쓰는 공유의 문화가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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