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생태환경

상생과 파멸의 양 갈림길에 선 인류

관리자 0 1,753 2016.08.30 13:40
 




상생과 파멸의 양 갈림길에 선 인류

2015. 11. 08발행 [13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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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파멸의 양 갈림길에 선 인류

 

인류는 암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어버렸다. 물질주의, 경제 중심주의, 소비주의, 경쟁주의, 개인주의, 성장 지상주의의 영향 하에 있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것들에 중독되어 간다. 중독이 심할수록 사랑이 더 배고프게 되고 정신은 피폐해진다. 우리의 관계는 서로를 이용하는 상거래가 되고, 못자리인 야생 자연과의 관계는 탐욕과 착취로 얼룩져 간다. 인간은 공멸의 길로 치닫고 있다. 정신과 자연은 늘 우리에게 같이 살자고, 그렇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나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기 싫어하는 인간은 귀를 막고, 그 경고의 소리를 없애기 위해서 정신과 자연을 죽이고 있다. 인간은 지구에서 암과 같은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자연은 중독자들에게 자신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잃어버렸고, 하늘과 땅을 잃어버렸다. 다른 말로, 영과 혼과 단절된 채 물질로 전락해 버렸다.

이 위기에 경고의 메시지는 절박하다. 만약 위기를 전환의 기회로 삼는다면 모두가 상생의 길을 가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지구의 건강하고 정상적인 모든 것을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런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영과 혼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신체적, 감정적, 상호 관계적, 그리고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절박하게 초대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목소리는 두 가지 방향을 가리킨다. 한쪽은 영을 향하고, 다른 쪽은 혼을 향하는 것이다.

 

영성이란?

영성은 우리의 표면적인 삶의 평범한 세상을 뛰어넘는, 궁극적이고 핵심적인 실재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영성에는 두 가지 영역이 있다. 한 영역은 빛을 향해 위쪽으로 향한다. 이것은 내면의 고요, 평화, 우리의 진정한 본성의 온전함을 되찾도록 도움을 주며, 현재의 순간에 충분히 현존하는 지복의 경험과 모든 피조물과의 일치를 도모하도록 도움을 준다.

영성의 다른 영역은 혼에 관한 것이다. 이는 우리 개인의 자기의 어두운 중심을 향해 아래로 향하는 것이다. 이 하강의 여정은 데이비드 화이트(David Whyte)가 말한 것처럼,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세상에서 살도록 우리를 준비시키고, 우리가 확고하며 독특하게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그리고 어느 곳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하강의 여정을 통해, 우리 갈망의 중심을 향해 내려가는 것이다.

 

영과 혼

영과 혼이라는 말은 상당히 많은 전통들 안에서 많은 방식으로 사용되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용어에 구애받지 않고, 단어가 설명하는 의미를 알아듣는 것이다. 혼은 우리 자신의 생명력 있는 야생의 신비로운 핵심을 말하며, 각 사람에게 독특한 본질, 우리 인격보다 훨씬 더 깊은 자기(Self)의 층에서 발견되는 특징들이다. 여기서 의미하는 혼은 죽음 후에 몸과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몸을 떠나고, 이후에 다시 육체를 부여받을 수 있는 물질적이거나 비물질적인 실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영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에 스며들고 생명력을 불어넣지만 모든 것을 초월하는 하나의, 광대한, 영원한 신비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각각의 혼은 영을 위한 대리자로서 존재한다.

혼의 개념은 우리의 특별한 개성의 본질을 포함한다. 이러한 개성은 우리의 독특하고 가장 깊은 개인의 특징들, 우리의 인간성, 참된 자기, ‘진실한 나’를 규정하는 핵심적이고 지속적인 특성들을 반영한다. 혼은 우리 안에 있는 가장 큰 야생이며 자연이다. 영은 모든 것을 초월하며 모든 사물 안에 존재한다. 영은 모든 것과 모든 사물, 곧 대지, 공기, 동물, 모든 민족들, 우리 인간 피조물, 우리의 몸과 자기들(selves)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혼이 우리를 세상과 개별적이고 독특한 관계로 부르는 반면, 영은 보편성을 가지고 우주의 모든 것을 공유한다. 영과 혼 둘 다 초월적 성향이 있다. 둘 다 개인의식의 자기(자아나 인격)보다 더 큰 영적 실재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영과 혼 사이를 구별하지 않고, 둘 다 개인을 초월한 영역을 지칭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비라는 단어로 사용한다. 신비는 혼과 영이 구별되지 않는 영역이다. 이런 의미에서 혼과 영은 상반된 것, 곧 독특한 것과 보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과 혼의 관계는 대립이 아니라 보완이다. 완벽한 영성은 단지 어느 한쪽만이 아니라, 둘 다 자신 안으로 끌어안는 것이다. 영성의 이 두 영역은 함께 전체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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